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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겁결에 진 십자가
 관리자  | 2021·03·03 10:21 | HIT : 107 | VOTE : 11
상암동 목양교회 주일설교 2021 0228

엉겁결에 진 십자가
막15:16~21

“그런데 어떤 사람이 시골에서 오는 길에, 그곳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는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로서, 구레네 사람 시몬이었다. 그들은 그에게 강제로 예수의 십자가를 지고 가게 하였다.”(21절)

  “우리는 시계를 않봐요! 태양을 보고 살면 되는데요!”
몽골초원의 유목민이 하는 말입니다. 태양을 보고 산다! 이 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은 무얼 보고 사십니까?
날마다 무얼 보고 사는지 우리 삶의 시선이 달라지는 은혜를 주실 줄 믿습니다.

오늘 설교 제목이 좀 특이 하지요!
“엉겁결에”란 단어는 순 우리말입니다. 이 말을 한자 말로 하면, “강제로, 본의 아니게, 대신” 이란 말로 사용합니다. 그래서 오늘 일부러 순 우리말로 “엉겁결”이란 단어를 써 보았습니다.
사전적 의미로 “미처 생각하지 못하거나 뜻하지 아니한 순간.”을 뜻 합니다. 비슷한 단어로 “얼덜결에”가 있습니다. “뜻밖의 일을 갑자기 당하다”입니다.
살다보면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일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럴 때 “엉겁결에!”란 말을 쓰게 됩니다.
구레네 사람 시몬이 이런 경우입니다. 그야말로 엉겁결에 십자가를 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우연한 사건이 이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엉겁결에 강제로 진 십자가는 그의 인생을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구레네는 현재 북아프리카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입니다. 예루살렘까지의 거리가 무려 1,800㎞입니다. 그는 디아스포라 유대인으로 유월절을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에 온 겁니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을 만납니다. 젊은 청년 예수라는 사람의의 십자가형 장면을 봅니다. 호기심을 채우기에는 좋은 볼거리였습니다. 시몬도 사람들 사이에서 구경하며 십자가 행렬을 따라갔습니다.십자가를 지고 쓰러질 듯 힘들게 걸어가는 죄수의 모습을 안스러워 하다 그만, 가까이 다가갑니다. 그런데 십자가를 지고 가던 청년이 너무 힘들었던지 쓰러집니다. 병사들이 채찍으로 때리고 재촉하지만 일어서질 못합니다. 여기저기서 죄수를 향해 비난과 야유가 쏟아집니다. 병사 한 사람이 주위를 들러보더니
“당신! 이리 나와 봐! 십자가 대신 지고가!” 이렇게 엉겁결에 십자가를 지게 된 겁니다.

“강제로”는 헬라어로 ‘앙가류오’(άγγαρευω)인데, 군사용어로 “강제차출”입니다. 개역에는“억지로”라고 표현했는데 우리가 보는 표준새번역의 “강제로”가 원문에 맞는 번역입니다. 페르시아에서 유래한 것으로, 특명을 받은 전령이 목적지로 이동 중에 인근 사람들에게서 강제로 말(馬)이나 사람을 징발하는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그래서 시몬은 자기 뜻과는 달리, 로마병사에 의해 징발되어 죄수의 십자가를 대신 지게 된 것입니다.

엉겁결에! 강제로! 십자가를 지면 어떻게 될까요!
구레네 시몬은 엉겁결이었지만 하나님은 이미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그는 군병들에 의해 예수님의 십자가를 강제로 지고 골고다까지 올랐습니다. 처음에는 재수없이 걸려서 이게 무슨 고생인가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무거운 십자가를 대신 등에 지고 골고다로 가는 언덕길을 오르는 동안 그 무언가 다른 느낌이 자신을 감싸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이상하고도 신비한 느낌을 간직한 채로, 끝까지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장면을 곁에서 지켜보게 됩니다. 그리고 유월절을 마치고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님의 마지막 모습을 가슴속에 간직하며 구레네로 돌아가지 않고 예루살렘에 머뭅니다.

며칠 후, 소문이 들려옵니다.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형으로 죽었던 예수라는 사람이 부활했데!!! 구레네 시몬은 가슴이 뜨거워 졌습니다. “그렇지! 그 분은 메시야였어! 하나님의 아들이었어!”
“내가 그 십자가 사건의 증인이야!”
예수님의 십자가와 고난받으신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했습니다.

이런 구레네 시몬의 믿음은 아들 루포에게 이어졌고, 루포는 바울 서신에서 “주안에서 택하심을 입은 루포”라는 칭찬을 들을 만큼 초대교회의 큰 일군이 됩니다.  

강제로라도 십자가를 지면 이런 놀라운 사건을 경험하게 됩니다
구레네 시몬이 예루살렘에 온 것. 그 곳에서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예수님을 만난 것. 군병들이 그를 잡아 억지로 십자가를 지도록 한 것. 그 어느 하나도 우연히 일어난 일이 아니며, 하나님께서 계획하시고, 이루신 사건입니다.

구레네 시몬의 “엉겁결에 진 십자가” 이 말을 한 단어로 말하면 “순종”입니다. 순종의 결과가 얼마나 놀라운지 한번 보십시오.
사도행전의 기록입니다. “안디옥 교회에 예언자들과 교사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바나바와, 니게르라고 하는 시므온과, 구레네 사람 루기오와, 분봉왕 헤롯과 더불어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마나엔과 사울이다.”(행전13:1)
여기서 구브로 사람 바나바와 구레네 사람 시므온과 루기오가 이 교회를 시작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 중 니게르(흑인)라 하는 시므온이 바로 구레네 시몬입니다.

엉겁결에 십자가를 대신 지고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목격한 구레네 시몬은 기독교로 개종합니다. 예루살렘에 머물며 신앙생활을 하다가 유대인의 박해(행8:1~3)로 안디옥으로 가서 그곳에 안디옥 교회를 시작합니다. 안디옥교회는 이방에 세워진 첫 교회입니다. 또한 바울과 바나바를 파송하여 최초로 세계 선교를 시작한 교회입니다.
구레네 시몬을 통해 이런 놀라운 역사가 예비되었습니다. 엉겁결에 십자가를 지고 십자가 사건의 증인이 된 이유입니다.

십자가를 자원해서 지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아버지여!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이 제게서 지나가게 하소서!” 이 기도는 예수님이 겟세마네 동산에서 하신 기도입니다. 예수님도 십자가 지기 싫어하셨습니다. 세상에서 사는 사람이면 누구도 십자가를 앞장서서 질 수 없습니다.
때문에 구레네 시몬의 “얼떨결에 진 십자가” “강제로 대신 진 십자가” 이 사건이 은혜가 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어떻게 나누어질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살다보면 예상치 못한 순간에 엉겁결에 십자가를 지게 될 겁니다. 저도 어린시절 성탄절에  과자 욕심에 친구따라 엉겁결에 예배당에 들어갔다가 지금 복음을 전하는 자리까지 왔습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십자가를 지는 기회가 오게 됩니다. 이때에 구레네 시몬을 생각하고 순종하시길 축원합니다.

“당신! 이리 나와 봐! 십자가 대신 지고가!” 로마병사의 이 명령은 하나님의 명령이었습니다. 이런 아이러니가 어디 있습니까!
믿음은 역설입니다. 삶도 역설입니다. 자신이 원치 않는 일을 하게 되면 불평하고 원망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돌아보면 불평했던 그 일이 오히려 삶의 큰 기회가 된 것을 깨닫습니다.
부족했지만 나누었더니 더 풍성해지고, 포기하고 버렸는데 다시 더 얻게 되고, 내려갔는데 높여 주셨습니다. 이렇게 믿음의 역설은 세상상식을 뛰어넘습니다.
바울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내가 약한 그 때에 강함이라.”(고후12:10)고 고백합니다.
예수님도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누구든지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마23:12) 놀라운 역설의 진리를 선포하셨습니다.
영적인 역설의 절정은 바로 예수님의 십자가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해 죽음이 영원한 생명이 되었습니다.
십자가에서 당한 수치가 하나님 나라의 영광이 되었습니다.
십자가 때문에 갈보리가 죽음의 언덕에서 생명의 언덕이 되었습니다. 구레네 시몬은 바로 영적인 역설의 목격자, 증인이 된 것입니다.

강제로 ,엉겁결에 십자가를 졌더니만 하나님은 그 수고를 잊지 않고 갚아 주셨습니다.
무슨 말이고 하니, 식구들이 큰 복을 누리게 하셨습니다.
구레네 시몬의 자녀들은 로마교회의 중요한 일군이 됩니다. 본문에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라고 소개한 것은 그의 아들들이 이미 로마에서 알려진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마가복음에만 이들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는 것은 마가복음이 로마에 있는 신자들을 위해 기록된 복음이기 때문입니다.
자식 잘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같습니다. 그 비결은 간단합니다. 부모가 복음을 위해 헌신하고 섬기면. 심은 대로 거두게 하시는 것이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또한 구레네 시몬의 아내는 믿음의 어머니가 되었습니다. 바울은 로마서 마지막 인사 중에
“주 안에서 택하심을 받은 루포와 그의 어머니에게 문안하여 주십시오. 그의 어머니는 곧 내 어머니이기도 합니다.”(롬16:13)

루포의 어머니는 구레네 시몬의 아내입니다. 바울이 안디옥 교회에서 바나바와 함께 사역을 할 때 시몬의 아내의 섬김과 은혜를 기억하며 이런 인사를 합니다. 어마나 귀한 섬김이었으면, 바울의 ‘영적 어머니’(“그의 어머니는 곧 내 어머니니라”)가 되었을까요! 시몬의 아내는초대교회의 최고의 찬사를 받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지 아니하시면 참새조차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마10:29)고 말씀하셨다. 세상에 우연은 없다는 뜻입니다. 모든 일에는 ‘나만을 위한’ 하나님의 뜻이 있습니다. 영적인 의미를 깨달으십시오.

하나님의 특별한 계획이 있어서 그 일이 내게 일어난 것입니다.
강제로, 엉겁결에 그 일을 하도록 내게 주어진 것입니다.

하늘의 부르심을 함께 받은 거룩한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가 고백하는 신앙의 사도요, 대제사장이신 예수를 깊이 생각하십시오.(히 3:1 )

예수님을 깊이 생각하라! 하신 이유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십자가 지기 싫었습니다. 십자가의 아픔이 얼마나 견디기 어려웠으면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하셨겠습니까!
하지만 순종하며 십자가의 길을 가셨습니다.
예수님처럼 순종하십시오. 이것이 십자가의 길을 여는 문입니다.

생명과 은혜의 길은 순종입니다. 신앙생활은 강제로라도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엉겁결에 따라서라도 강제로라도 기도하십시오.
강제로라도 말씀을 읽고 묵상하십시오.
그래서 믿음의 길을 좁은 문, 좁은 길이라고 고난의 길입니다. 때로는 힘들고 지쳐서 그만두고 싶고 내 맘대로 하고 싶지만, 주님을 생각함으로 묵묵히 참고 견디는 것입니다.

지금은 바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순종하기가 어렵습니다. 순종은 원래 그런 겁니다. 이해되고, 내가 원하는 것이면 계약서를 쓰는 겁니다. 순종은 말씀을 따르는 것입니다. 이해할 수 없고, 받아들이기 어려워도 하는 겁니다.

예수님을 깊이 생각하면서 십자가 앞에 순종하십시오.
순종함으로 구레네 시몬에게 부어진 은혜와 복을 누리게 되길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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